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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분석

<킬 더 히어로> 분석

by 알소 2023.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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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inside 웹소설 연재 갤러리 펌. 일부 수정.

원문 글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tgijjdd&no=237005<킬 더 히어로> 초반부 분석

 

문장을 감각적으로 쓰는 버릇을 키워놔야 할 것 같다.txt - 웹소설 연재 마이너 갤러리

내 글이 밋밋하고 지루하다는 감상을 많이 받아서 연출이 문제인가 생각해봤는데유사 장르의 작품에서 모티브를 얻어갖고 도입부를 거의 그대로 따라 쓰다시피한 것에서도 그 반응이 나오더라

gall.dcinside.com

<킬 더 히어로> 초반부 분석

내 글이 밋밋하고 지루하다는 감상을 많이 받아서 연출이 문제인가 생각해봤는데, 유사 장르의 작품에서 모티프를 얻어 도입부를 거의 그대로 따라 쓰다시피한 것에서도 그 반응이 나오더라고.
인칭도 똑같은 3인칭인데.
왜 그런고 하니 서술문의 감각이 팍 죽어 있음.

A가 말했다. A가 ##해서 B가 @@했다. 분노한 A는 ***를 했다.

이처럼 사건에 대한 건조한 진술이 대부분이더라고.

반대로 내가 파쿠리 친 디다트 작가 글은 같은 내용도 뭔가 되게 과장되게 표현함.

가령 이런 식임.


(소챕터 시작부에서)

이 세계에서 ##를 하는 것은 ~~하는 의미다. 당연하다.

##를 하지 않는데 어떻게 ~~를 할 수 있겠는가?

주인공. 그가 ##를 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었다.


실제 사용례를 보면

=== (킬 더 히어로 1화)


인간은 약하다.

맨몸의 인간은 덩치 좋은 개 한 마리조차 이기지 못한다.

하지만 도구를 쓰는 인간은 다르다.

당장 총 한 자루만 있으면 어지간한 수준의 몬스터 정도는 학살할 수 있다.

실제로 인류가 마주한 몬스터들 중에 인류라는 종을 위협할 정도의 몬스터는 없었다.

핵무기 사용을 고민할 정도의 적은 없었다.

문제는 피해였다.

당장 서울 도심 왕복 10차로를 달리던 수만 대의 차량 중 한 대가 인도로 돌진만 해도 그 주변은 아수라장이 된다.

그런 서울 도심에 총성이 빗발쳐야 잡을 수 있는 몬스터가 등장한다면?

인명 피해는 물론 재산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터.

당연히 던전을 뛰쳐나온 몬스터를 처리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최대한 피해를 줄이는 것이었다.

그게 이유였다.

“빌어먹을, 하필 오크 무리라니······.”

“골치 아프네. 오크 새끼들 잡으려면 탄창 하나는 퍼부어야 하는데······.”

“애초에 소총으로 잡을 놈이 아니지. 잡으려면 RPG같은 게 필요한 놈이라고.”

몬스터를 사냥하는 용병들이 가진 무기가 자동소총이 전부인 이유는.


===


설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사실 내용은 단 한 줄로 요약 가능함.


'몬스터 사냥에 중화기를 사용하면 민간 피해가 크므로 용병들은 전부 자동소총을 들었다.'


이걸 저렇게 길게 늘여 씀.

근데도 지루한 게 하나도 없음.

'인간은 약하다'는 첫 문장 읽는 순간 '인간이 왜 약하지?' 이 궁금증이 떠오름.

그러면서 뒤에 뭔 말이 나오는지 유심히 보게 됨.

사람이 원래 궁금한 걸 볼 때는 똑같은 내용을 봐도 지루해지지 않음. 자기가 궁금한 거니까.

만약 같은 상황을 내가 썼다면 이렇게 썼을 거임.


(내 거)

"빌어먹을. 하필 오크 무리라니."

“골치 아프네. 오크 새끼들 잡으려면 탄창 하나는 퍼부어야 하는데······.”

“애초에 소총으로 잡을 놈이 아니지. 잡으려면 RPG같은 게 필요한 놈이라고.”

용병들이 자동소총을 들었다. RPG 같은 중화기가 필요한데도 용병들의 주무장이 자동소총밖에 없는 것은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만 나타난다는 괴수의 특성 때문이었다.

이거 하나로는 뭐 글이 엄청 답답하거나 지루하다는 느낌이 안 듦. 뒷문장을 좀 길게 쓴 편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오히려 간결함.

하지만 너무 무난함. 무난해서 아무 감정이 안 일어남.

이런 서술이 5페이지 10페이지 1화 2화 이렇게 계속되다보면 그 '아무 감정이 안 일어나는 것' 때문에 그제서야 지루함이 들고 몰입이 깨지는 거지.

내가 이걸 좀 많이 느낀 게 <킬 더 히어로> 2화임

<킬더히> 2화는 아무 사건 진행도 없고 인물 대사도 없음.

주인공이 회귀 후의 상황 분석하고 무슨 직업 고를지 고민하는 걸로 한 화를 다 떼움.

그럼에도 주인공이 고민하는 상황 묘사와 각 직업의 의의, 회귀 전 선택과의 비교 등을 과장되고 도발적인 문체로 호들갑을 떨면서 설명하니까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게 뭔가 존나 중요한 장면으로 느껴져서 지지부진한 전개로 안 느껴짐.

웹소설에서 전반적으로 1인칭이 선호되는 이유도 이 때문인 것 같음.

1인칭은 모든 서술이 주인공의 주관적 시점에서 사건을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서술이 감각적일 수밖에 없음.

글이 알아서 가독성이 뛰어나게 변함. 주인공이 무미건조하게 설명만 하고 있으면 쓰는 작가 본인부터 어색함을 바로 눈치채게 되니까.

3인칭이 떡밥이나 감정 묘사, 주인공이 부재하는 장소의 사건 서술 등, 글을 전체적으로 이끌어 가기에는 1인칭보다 편하지만 초반에 몰입력을 유발하기에는 1인칭보다 약한 것 같음.

그리고 초반이 거의 전부인 웹소에서 쌩신인은 3인칭보다 1인칭이 더 유리한 듯.

디다트도 예전에 본문은 3인칭으로 쓰지만 프롤로그만큼은 1인칭으로 쓰려고 애쓴다고 했고.

분명히 디다트작 읽는 친구가 '아씨 디다트 설명 존나 많아.' 하면서도 '디다트는 진짜 글이 지루하지가 않네.' 이 말을 하는 걸 보고 생각해 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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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의 초반부를 어떻게 써야 독자를 사로잡는지에 대한 글이다. <킬 더 히어로>의 초반은 작가가 간단하게 한 문장으로 정리되는 작품 내 설정을 흥미진진하게 서술했다. 단문이고, 지루하지 않게 대사도 넣고, 납득할 만한 논리도 부여했다. 나중에 제대로 읽어보면서 분석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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